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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영국(2015)

15.12.11 런던으로 출국. 히드로공항 입국심사

선1 2016. 1. 31. 22:08

15.12.11 런던으로 출국. 히드로공항 입국심사


12월 11일, 런던으로 출국하는 날이다.

비행기는 14시 30분. 인천 -> 런던 아시아나 직항. 급하게 예매했지만 102만원이라는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비행기 취소로 인해 이미 30만원을 버린 상황...)

혼자 해외 출국은 처음이었기에 공항에 매우 일찍 갔다. 리무진 버스는 너무 비싸서 9호선과 공항철도를 이용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출퇴근 시간만 피한다면 괜찮다. 하지만 공항철도를 잘못타서 중간에 내려서 잠깐 떨다가 다시 탑승했다. 꼭 인천공항행 열차인지 확인하고 타길...

입국 수속을 밟는데, 액체류는 지퍼백에 포장하여 가방에 넣었는데도 가방에서 꺼내달라고 하더라. 직원이 직접 체크한 후 들여보내주었다. 내가 많이 들고 탄건 가... 그래서 돌아올 때에는 가방에 액체류 아예 안 넣고 위탁 수하물에 넣었다. 귀찮아질까봐. 그리고 주문해놓은 카메라를 받기 위해 면세점으로 갔다. 덕분에 런던 도착할 때까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없다.


39번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다가 출발 30분 전 쯤 부터 탑승이 가능했다.


자리에 USB 포트가 있더라. iPod 같은 경우는 연결하면 비행기의 기기로도 감상 가능. 충전 못할 줄 알고 배터리 열심히 챙겨서 탔더니... ㅠㅠ


탑승한지 약 두 시간 정도 지나서 바로 기내식이 나왔다. 한식/양식 중 선택하는 건데, 한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물론 양식을 선택했다. 새우 튀긴 거랑 볶음밥이었나... 

맛은 있었는데 나는 탑승하기 직전에 버거킹에서 와퍼를 먹고 탑승을 했다... 심지어 세트로 말이다. 기내식이 바로 나올거라는걸 몰랐기에.. ㅠㅠ 장거리 여행 처음 가는걸 너무 티냈다. 하지만 하이네켄까지 달라고 해서 맛있게 먹었다.


낮 시간 비행기이기에 잠이 정말 안 온다. 불을 꺼주고 다 해주지만 전혀 잠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14시간이나 가야 한다니.. 처음이어서 더 힘들었다. 다음에 장거리는 무조건 야간에 가는 걸로.


그래도 다행히 기내에 컨텐츠가 많아서 시간을 좀 빨리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인사이드 아웃과 히든싱어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두 개를 다 봤을 때는 아직 절반도 가지 못한 상황이었다...


미쳐버리려고 하는 중에, 간식이 나오더라. 피자였는데 그냥 저냥 맛있게 먹었다. 편의점 피자에 치즈 더 얹은 느낌?

어두운 상황에 아이폰으로 찍으니 화질이 너무 좋다.


그리고 어찌어찌 약 11시간이 지났다. 이때 기내식이 한 번 더 나오더라. 물론 나는 이번에도 양식.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앉아서 자다가 먹을 꺼 주면 먹고, 자고하니까 정말 살찌는 기분이 들더라.


먹고 좀 퍼져있으니, 안내방송이 나온다. 드디어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는 방송이었다. 오랜 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드디어 영국 땅을 밟는다는 기대에 엄청 행복했다. 이것만 바라보며 3년을 버텼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려 한참을 들어가야 수하물을 찾으러 갈 수 있다. 엄청 길더라. 하지만 이제 가장 큰 관문이 남았다. 바로 런던 히드로 공항 입국심사다.

히드로 공항 입국 심사는 매우 빡세기로 유명하다. 방문 일수, 목적, 숙박하는 곳 주소와 이름까지 적어야 하는 매우 상세한 신고서를 작성해야하고, 한인 민박 같은 경우에는 합법적인 숙박시설이 아니기에 다른 주소를 적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입국 심사에 탈락해 다시 돌아갔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온다. 아니면 기타 사유(무직, 불분명한 목적 등)으로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나 역시 한인민박으로 예약을 해두었기에, 좀 긴장이 되었고.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데, 만약 심사관이 어려운 질문을 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들었다. 한인 민박에서 입국신고서에 적을 호텔 주소를 알려주긴 했는데, 혹시 몰라 다른 호스텔을 예약한 후 바우처만 뽑고 취소를 해서 들고가긴 했다.

입국심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었는데, 절반의 심사원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영국인의 모습이 아닌, 아랍계 계통의 사람이었다. 표정도 매우 굳어있어 괜히 무서웠다. 제발 저 사람들만 안 걸리기를 바라며 줄을 섰다. 하지만 역시나... 앞쪽에 있던 콧수염을 기른 가장 무서워 보이는 심사관에게 가게 되었다.

심사관 : (그냥 쳐다본다.)
나 : (웃으면서) 하이
심사관 : 하이
런던에 며칠이나 있어? (입국 신고서에 작성해두었지만, 신고서와 말이 다르면 트집 잡기 위해 물어보는 듯하다.)
나 : 19일
심사관 : 런던에 뭐 하러 왔어?
나 : 축구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왔어.
심사관 : 무슨 축구를 19일 동안이나 봐?
나 : 런던에만 있는 게 아니라, 19일 동안 멘체스터에 가서 축구도 보고 에딘버러도 갔다 올 예정이야.
심사관 : 어떤 경기 보는지 말해줘.
나 : 토트넘, 맨유... 등등
심사관 : 토트넘 팬이야? (토트넘 경기를 두 개나 봐서 그런 듯)
나 : (단호하게) 아니 난 맨유팬이야
심사관 : 그래 지나가

생각보다 질문이 심도 있지는 않았다. 그냥 왜 왔는지, 뭐 할 건지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괜히 쫄았다. 그리고 신기한 게 막상 심사관 앞에 가니까 하지도 못하던 영어가 술술 나오더라. 막상 질문을 알아들어도 내가 표현을 제대로 못하면 어떡할까 라는 걱정도 했었는데, 잘 답변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수속을 마치고, 수하물을 찾아 숙소로 가기위해 언더그라운드에 탑승했다. 탑승하기 전에 오이스터카드를 구매해야 하는데, 런던은 교통비가 비싸서 트래블카드 라는 정액권을 구매하면 유용하다.

트래블카드 : 1-2존 기준 약 32파운드, 7일간 버스, 언더그라운드 무제한.

나는 일단 런던에 일주일간 있을 예정이기에, 트래블카드로 발권하였다. 오이스터카드는 5파운드고, 나중에 환불받을 수 있다. 1-2존 기준으로 발권하였기에(런던의 거의 대부분의 관광지는 1-2존이다.) 15파운드 정도를 추가적으로 충전하였다. 멘체스터와 에딘버러를 갔다가 다시 런던에 올 예정이기도 하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웸블리 스타디움 등 내가 가려 했던 곳 중에 1-2존이 아닌 곳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숙박한 숙소는 킹스크로스역에 있었다. 히드로 공항과 같은 호선이기에 지하철을 타고 한번만 쭉 가면 되서 편했다. 역에 도착해서 밖에 나가니 이미 깜깜한 밤이더라.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기는 하지만, 이미 시간도 좀 늦었기에 많이 어두웠다.

역 밖을 나가는데 출구 방향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 해매고, 겨우겨우 밖에 나갔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괜히 두렵더라. 무서워 보이는 사람들도 없고, 다들 각자 움직이기 바쁜 모습인데도 괜히 두려웠다. 특히 숙소가 역에서 길 건너 골목길을 지나야 하기에 더 두렵더라. 하지만 금방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고, 무사히 숙소에 들어갔다.

숙소는 4인실이었는데, 남자 손님이 나밖에 없어서 혼자 1인실처럼 편하게 사용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쓰리심 유심을 구매하였다. 숙소에서 구매해도 20파운드라기에 그냥 숙소에서 구매했다. 내가 구매할 때에는 영국내 데이터 무제한, 타 지원 국가에서 12기가라고 했는데, 지금은 찾아보니 영국도 데이터 제한이 있는 것 같더라. 속도는 우리나라 3G정도 생각하면 된다. 4G라고 나오기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정말 좋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배송비를 아끼려고 미리 숙소로 주문해 놓은 손흥민 유니폼도 받고, 카메라도 개봉해서 세팅하고 씻고 나니까 금방 졸음이 오더라. 엄청 빨리 잠들었다. 아마 10시 전에는 잠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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